며칠 전부터 몸에 기운이 없고 목이 칼칼하더니 결국 감기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원래 같으면 죽이나 삼계탕 같은 걸 생각했을 텐데,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떠오른 건 따뜻하고 구수한 된장찌개였다. 그런데 그 많은 된장찌개 중에서도 유독 생각난 집이 있다. 바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가정식 백반집 '모밥'.
오늘까지 총 세 번째 방문인데, 몸이 아픈 와중에도 그 맛이 떠올라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또 다녀왔다.
한옥 같은 외관, 조용한 분위기… 남양주에 숨어있는 집밥 맛집
‘모밥’ 본점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1461번길 17-8에 위치해 있다. 번화가보다는 약간 외곽에 있어서 내비게이션 없이는 처음엔 조금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도착하고 나면 마치 시골 외할머니 댁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식당 외관은 한옥 형태로 되어 있어 고즈넉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입구부터 나무기둥과 지붕, 한지 느낌의 유리창 등이 따뜻한 인상을 주고, 내부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이곳은 예약 없이 가면 웨이팅이 생길 수 있는 인기 식당이다. 특히 주말이나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꽉 차 있으니 참고하자. 그래도 웨이팅이 길지는 않고, 정갈하고 맛있는 한 끼를 생각하면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메뉴 단 두 가지로 승부하는 백반집
모밥의 메뉴는 단출하다.
- 강된장찌개 정식 13,000원
- 돼지두부찌개 정식 13,000원
모든 식사는 2인 이상 주문이 원칙이라서, 이날도 동행과 함께 강된장찌개 정식을 주문했다. 별도 추가 메뉴로는 생선 추가 9,000원, 밥 추가 2,000원이 있다.
밥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이 집의 밥은 정말 따로 언급할 만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이 커다란 양푼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보기보다 양이 꽤 많다. 고슬고슬하면서도 찰기가 있어 된장과 쓱쓱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 밥만 있어도 한 그릇은 거뜬히 비울 수 있을 만큼 밥 자체의 퀄리티가 좋다.
직접 담근 된장의 깊은 풍미…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함
이 집 된장은 직접 매장에서 담근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판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맛과 향이 있다. 짜기만 한 된장찌개가 아니라, 입에 넣었을 때 구수한 맛이 먼저 퍼지고, 뒷맛은 담백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강된장찌개라고 해서 너무 되직하거나 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적당히 자작한 국물감이 있어서 밥 비벼 먹기 딱 좋다. 양파, 두부, 고기 등의 건더기도 넉넉해서 씹는 재미도 충분하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랬는지 더 몸에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 먹는 내내 "이거 진짜 몸 보신되는 기분"이라고 말하며 숟가락을 놓지 못했다. 첫 술을 뜨자마자 "아, 이 맛이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인상적인 맛이었다.
리필 욕구를 부르는 정갈한 반찬들
백반집에서 반찬이 별로면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모밥은 반찬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맛있다.
기억나는 반찬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양배추쌈
- 감자조림
- 애호박볶음
- 콩나물무침
- 고추장아찌
- 나물무침 4종 (취나물, 시래기, 고사리, 도라지 등 계절 따라 상이)
반찬 하나하나의 간이 적당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감자조림은 달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고추장아찌는 된장찌개와 함께 먹었을 때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했다. 나물무침도 평소에 자주 먹지 않는 재료들이라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반찬이 무제한 리필 가능하다는 점! 너무 많이 리필하면 민폐일까 조심스러웠지만, 직원분이 밝은 표정으로 "더 드릴까요?" 하고 먼저 물어봐주셔서 여러 번 리필해 맛있게 먹었다.
2호점도 생겼다니, 다음엔 그곳으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며 알게 된 소식. 모밥은 최근에 2호점도 오픈했다고 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408에 위치한 2호점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나중에 또 된장찌개 생각이 간절해질 때, 혹은 누군가에게 집밥 같은 밥집을 추천해주고 싶을 때는 2호점도 꼭 들러보고 싶다.
총평: 아플 때 생각나는 음식, 그건 진짜다
감기 기운이 있는 날,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방문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맛집은 흔치 않다.
모밥의 강된장찌개는 그냥 음식이 아니라, 어릴 적 집에서 먹던 밥처럼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음식이다.
경기도 남양주, 특히 화도읍 근처에서 구수한 된장찌개나 정갈한 가정식 백반을 찾는다면 이 집만한 곳이 드물다.
따뜻한 밥 한 끼가 필요한 날, 모밥이 생각나면 또 주저 없이 찾아가게 될 것 같다.
그땐 아픈 몸이 아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찾아가고 싶다.
📌 매장 정보
- 상호명: 모밥
-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1461번길 17-8 (본점) / 주차 가능
- 2호점: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408
- 대표 메뉴 : 강된장찌개정식, 돼지두부찌개정식 (각 13,000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 휴업일 :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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